[연재]생균이냐 사균이냐①-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24)
[연재]생균이냐 사균이냐①-어느 치과의사의 프로바이오틱스 관심(24)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6.09.2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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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회 ‘생균’만 프로바이오틱스에 포함
‘사균’도 유사한 효능…일본 시장 1조 원
△김혜성 원장<사과나무치과병원>

프로바이오틱스는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유산균인 생균(Live cell)이다.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된 국제적인 협회에서도 생균만을 프로바이오틱스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Hill, Guarner et al. 2014).

하지만 생균만을 이용한 프로바이오틱스는 몇 가지 문제 혹은 진실을 감추는 면이 있다.

첫째 이미 생균 제품에도 사균체가 들어있다. 살아있는 생물체인 유산균은 대부분 분말이나 타블렛으로 제조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생균들이 죽는다.

실제 제품에 100억cfu라고 표기돼 있더라도 모든 제품이 그렇게 유지될 수는 없다. 또한 유통과정에서도 생균제품은 실온보관과 같은 환경에 불안정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섭취될 때 얼마만큼 섭취하고 있는지를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 일관성이 유지하기 어려운 이런 점이 제조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성 향상에도 문제를 가져온다.

둘째 구강을 통해 섭취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소화기관을 거치며 강력한 위산을 통과하고 간과 이자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들에까지 견디며 장까지 가는 동안 많은 유산균들이 죽는다. 소장까지 도달하는 유산균의 정도가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Lick, Drescher et al. 2001).

이런 점에서 장에서 작용하기 시작하는 모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생균만이 아닌 사균체를 상당부분 가지고 있다. 오히려 대부분 사균체와 약간의 생균체가 장에서 작용을 시작한다고 보는 것이 진실이다.

셋째 살아있는 생균 역시 그 자체로 감염원이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시판되는 모든 유산균 제품은 미국의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나 한국 식약처의 인가를 받은 안전한 제품이다. 하지만 안전성은 상대적이다.

인간내부에 공존하는 많은 미생물들은 평상시 숙주인 인간과 평화로운 관계(공생관계)를 유지하지만 숙주의 면역이 떨어진다거나 자신을 꼬드기는 주요 세균(keystone pathogen)이 출현하게 되면 감염을 일으켜 기회주의자(opportunistic pathogen)로 돌변한다.

식약처 프로바이오틱스 고시 유산균 중 하나인 Enterococcus feacalis는 치아뿌리를 치료하는 신경치료를 실패하게 하는 치근단 감염의 주요 세균이기도 하다(Stuart, Schwartz et al. 2006).

넷째 생균이 일관성있는 작용을 보이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L. Jhonsonii와 L. paracasei는 실험실에서는 비슷한 특징을 보이지만 이 둘을 쥐에 주입했더니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L. Jhonsonii가 L.casei에 비해 훨씬 효율적으로 장내 군집을 이뤘고, 장상피를 통과해 장주위의 임파절로 확산돼 갔다(Ibnou-Zekri, Blum et al. 2003).

유산균을 열을 가해 죽인 다음 그것으로 인간의 면역증진을 꾀하는 사균체(dead cell)에 대한 연구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사균체가 만약 프로바이오틱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제조의 표준화를 기할 수 있고 유통과정에서도 안정적이며, 면역이 떨어진 환자에게도 감염의 걱정없이 투여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할 것이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생청국장을 끓여 청국장찌개로 먹는 격이다.

이러한 사균체 사용에 대한 좋은 결과는 많은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의 주요균인 밴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ancomycin resistant enterococus)의 수를 생균과 사균으로 처리한 비교실험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대조군이나 생균 처리한 실험군에 비해 E. feacalis 사균 처리한 닭들에서 훨씬 적은 수의 내성균들이 검출됐다(Sakai, Tsukahara et al. 2006).

Vinderola et al 등도 사균체와 생균체가 그 균체수의 변화와 함께 항염증 싸이토카인인 인터류킨 6(IL 6) 분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실험 보고했다(Vinderola, Matar et al. 2005). 이 실험은 사균체가 생균체에 비해 3가지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

첫째 전체적인 IL-6의 분비량은 사균체가 생균체에 비해 더 많다. 둘째 각각의 균(L. casei/ L. helveticus)에 대해서도 사균에서 더 많은 항염 싸이토카인이 분비된다. 셋째 사균체에서 균체수를 늘릴수록 분리량도 늘어나는 보다 일관된 결과를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들 외에도 사균체는 염증성 장염이나 복부 통증, 알레르기,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Adams 2010).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상태에서는 장내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여러 항염작용을 하지만 죽은 사균체들도 점막에 작용하며 염증조절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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